5.1km를 달리기로 했다. 6개월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내가 달리기를 뛰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왼쪽 발에 족저근막염이 생긴 이후로 나는 달리기를 쉬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발을 디딜 때 찾아오는 고통은 익숙해졌지만 그와 함께 많은 것들 또한 내 생활 속에서 사라졌다. 나는 한동안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글’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럽지만 조금씩이나마 나를 기록하던 습관을 잃었다.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6개월은 나에게 긴 정체기였다.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한 현장이란 곳은 내 생각과 달랐다. 나의 능력과 한계를 또 정해버리고 마음대로 실망하고 포기했다. 안주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달콤했다. 나는 더 이상 길 위에서도 내 삶 속에서도 뛰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