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공부[言葉の勉強]/제주 통대생의 육지 적응기

제주 통대생의 육지 적응기 _ 벌써 반 년 _ 20230705

황구름 2023. 7. 5. 18:49
그립지만 또 가긴 싫은…군대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들 하는데 영양가 없는 고생을 쓸데없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대 통대 1학기가 끝났나 보다. 어김없이 반노 교수님의 후기가 올라왔으니 말이다. 정말 교수님다우신 조언이라 생각하며 슬며시 좋아요를 눌렀다. 20대의 나는 어땠을까. 무엇이 영양가 있는 고생인지 분별할 능력은 있었을까. 멘토의 부재는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는다.

생각해 보니 1학기가 끝났다는 건 내가 졸업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시간 진짜 빠르네… 1학년 1학기가 끝났을 때는 생각보다 형편없었던 내 실력에 놀랐고, 2학년 1학기가 끝났을 때는 생각보다 이루어 놓은 게 없던 내 성과에 놀랐던 것 같은 슬픈 기억이 슬며시 새어 나온다. 물론 내 생각만큼 비참한 꼴은 아니었겠지만 통대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부정과의 끊임없는 전투였으니까. 아무래도 내가 가진 것보다는 내게 없는 것에 집중했겠지.

알고는 있었지만 회사에서 일을 해보니 친절하게 나를 평가해 주고 장단점을 지적해 주는 사람은 없다. 내가 제법 잘했다 싶으면 다음에도 나에게 일이 들어오고, 아니다 싶으면 다른 통역을 찾는다. 그나마 회사 안에 있으니 다른 통역들의 장점이 뭔지 슬쩍 살펴볼 수라도 있지. 프리랜서라면 그럴 기회도 없을 터이다. 참으로 고독한 길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즌이 끝났다는 느낌 때문인지 적어놓고 보니 글이 참 축축하다. 아무튼 후배님들 1학기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꼭 업계에서 다시 만나요. 저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