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8일 월요일의 늦은 밤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형과 나는 형이 추천하는 막걸릿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자신이 즐겨 찾는 아담한 막걸리 맛집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는 길이었다. "금방이야." 이 말을 믿지 않았어야 했다. '대체 어디까지 들어가는 거지...?' 우산을 챙기지 못한 미련한 동생을 위해 기꺼이 한쪽 어깨를 양보해가며 우산을 공유해준 형에게 감사하면서도 끊임없이 펼쳐진 어두운 거리와 굵어지는 빗줄기를 보며 작은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12시에 가까운 시간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게들은 문을 닫았고 나는 대전에 10년을 넘게 살면서도 시청 근처를 돌아다녀본 적이 거의 없었다. 넓지만 어두운 밤거리를 따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5분가량을 더 걸어 들어갔을 때 내 눈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