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공부[言葉の勉強]/제주 통대생의 육지 적응기

제주 통대생의 육지 적응기 _ 나를 칭찬해 줄 사람 _ 20230718

황구름 2023. 7. 18. 18:35
내가 이 회사를 다니는 이유

과거에도 몇 번 얘기한 듯 하지만… 이 공부를 하다 보면 칭찬받기가 참~~~~~~ 힘들다. 물론 내 실력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겠으나 통역번역을 공부하는 방식 자체가 크리틱 크리틱 크리틱이기 때문이다. 그냥 JLPT를 공부한다면 N1을 따놓고 짝짝짝 잘했어요 하겠지만 통역번역은 우선 결과물을 만들어놓고 제법 잘 나온 결과물이었어도 어떻게든 더 좋아질 방법을 찾는다. 마치 일단 빵을 구워놓고 맛을 본 뒤 "음 이번엔 소금이 너무 들어갔는데?" "밀가루를 바꿔볼까?" "다른 토핑을 얹어보면 어떨까?"라고 내가 구운 빵에 대한 지적이 들어온다. 그러면 그걸 토대로 다시 빵을 구워낸다. 그리고 또 크리틱의 반복. 세계 최고의 빵을 구워내는 그날까지 노력해도 되고 이 정도면 맛있구먼 뭘 이라며 만족할 수도 있다. 어떤 빵을 만들어낼지는 순전히 본인의 실력과 선택이다.

그런데 문제는 빵 맛이 아쉽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많아도 "이 빵 정말 맛있네?!"라고 칭찬해 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 "좀 짜네요" "시나몬 가루를 뿌렸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요렇게 바꾸면 더 부드러워지지 않을까요?" 등등 갖가지 지적을 받다 보면 '내가 굽는 빵이 그렇게 맛이 없는 걸까?'라는 의문이 피어나고… 급기야 '나는 빵을 구우면 안 되는 인간이 아닐까?'라는 궁극적인 의문에까지 다다르고 만다.

하지만 반노 교수님은 말씀하셨다. 재능이 있어서 이 업계에 남아있는 게 아니라 남아 있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이 사라지고 본인 만의 자리가 생겼다고. 물론 업계 탑이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꼭 그렇지 않더라도 그만두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분명 내가 설 자리가 생긴다는 뜻일 터이다.

하지만 혼자서 버티기에는 너무나도 외로운 이곳에서 내 빵이 맛있다고 해줄 사람 한 명 정도는 필요하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어제보다는 더 맛있어졌다고 다음에도 먹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해 줄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었으면 한다. 그런 사람을 찾는 제일 좋은 방법은 꾸준한 스터디가 아닐까. 냉정한 피드백과 따뜻한 격려를 모두 갖춘 스터디 파트너를 찾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역시 계속 만나봐야 알 수 있으니까. 참고로 나는 인복이 매우 좋은 편이다. 부족한 건 내 노력뿐.

그럼 오늘도 최고의 제빵왕…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나의 통역번역을 위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