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공부[言葉の勉強]/제주 통대생의 육지 적응기

제주 통대생의 육지 적응기 _ 멘탈은 소모품일지도 몰라 _ 20230727

황구름 2023. 7. 27. 18:10
더워 죽겠는데 하늘은 이뻐

최근에 회사에서 부쩍 친해진 분이 계신다.

이 회사에 오기 전까지는 약 25년 간 영업일을 하시다가 번아웃이 와서 사람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찾아오셨다고 한다.

야간에 장비만 만지면 되는 일이기에 만족하고 계셨고 지금은 잠시 주간으로 오셨는데 오고 가며 자연스레 친해졌다.

나보다 훨씬 어른이시고 전 회사에서는 영업직으로 이사까지 오르셨던 분이라 같이 얘기하다 보면 이래저래 도움이 되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25년 동안 쌓아 올리신 경력을 미련 없이 버리고 어찌 보면 벌이도 지위도 훨씬 떨어지는 이곳 일을 하시는 게 싫진 않으실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고 혼자서 묵묵히 일하시는 게 훨씬 편하고 즐겁다고 하신다.

나도 영업 일은 잠깐 했었기에 그 어려움은 조금이나마 공감이 돼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말이 나왔다.

"멘탈은 소모품인 것 같아요."

다들 멘탈을 단련하라고 하지만 아무리 경력이 있어도 경험이 있어도 상처받지 않는 건 아니다. 그저 상처받은 멘탈을 좀 더 빠르게 바꿔 낄 수 있는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누구나 지치고 상처받는 건 당연하니까. 왜 나만 이 모양이냐며 자책할 필요도 없다.

구멍 난 양말을 굳이 꿰매지 않고 옷장에서 새 양말을 꺼내 신듯이 그렇게 간단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