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해를 보고자 알람까지 맞췄지만 시원하게 늦잠을 자버린 나는 12시가 다 돼서야 어기적어기적 일어나 밀린 빨래와 청소를 하고 갓비고 사골국물로 맛을 낸 떡만둣국을 후루룩 해채운 뒤 바다를 보러 나왔다.
인간이란 참 신기한 것 같다. 분명 어제와 똑같은 하루인데도 어제 저녁은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쌉싸름한 기분으로 보냈다면 오늘은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이 들고 괜스레 에너지가 생긴다. 역시 모든 건 마음가짐일까.
올해는 나에게 많은 의미가 담긴 해이지만 제주 통대생으로서 의미를 부여해 본다면 우선은 동시통역을 시작하는 해이다. 제대로 따라갈 수는 있을지 이상한 단어들만 골라서 내뱉지는 않을지 이런저런 걱정들이 벌써부터 밀려오지만 ST와 쉐도잉만 착실하게 연습해도 자연스레 따라오는 게 동시통역이라고 하셨던 반노 교수님의 말을 되새기며... 겨울방학 공부 일정을 짜 본다.
또 올해는 졸업시험이 있고 취업활동이 시작되는 해이기도 하다. 우선 졸업시험에 합격할 실력을 갖춘다면 일하기에 부족하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을 지니고 통역 번역 실력은 졸업시험에 맡기기로 한다. 이에 더해 필요한 작업은 이력서 준비와 일할 기업 찾아보기. 아직 일본에 가서 일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알고 안 가는 것과 몰라서 못 가는 건 엄연히 다르니까... 이래저래 찾아보자.
이번 겨울방학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 때문에 정말 계획적으로 보낼 필요가 있고 아마도 너무 욕심을 부리면 이도 저도 못할 가능성이 아주아주 크다. 그래서 내가 정한 2가지 테마는
1. 복습
2. 취업준비
여름방학 때도 분명히 열심히 스터디를 했으나 가장 아쉬웠던 점이 1학기 때 배운 내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매번 새로운 기사와 분야로 순차 스터디를 주로 했는데(물론 크게 도움이 됐지만) 정작 매끄러운 서술어 처리 기술이 늘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래서 2학기 순차 AB 시간에도 계속 고생을 했고... 분명 봤던 표현인데 입 밖으로 내지 못했을 때의 그 절망감은... 그만 느껴도 될 것 같다. 더군다나 아르바이트 때문에 스터디도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자료를 찾는데 시간을 쏟기보다는 2학기 때 했던 자료들을 한번 더 깊이 있게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1학년 때 썼었던 이력서를 다시 한번 손보고자 한다. 지금 내가 무얼 할 수 있는지 내 장점이 뭔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이건 정말 나 혼자 하기는 힘드니 ㅠ 온라인상으로라도 교수님과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서 수정하자. 2학기 말에 반노 교수님이 정리해주신 사이트들도 훑어보면서(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분야의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해보자.
어떻게 보면 학기 중보다 바쁠 것 같은 겨울방학이지만 이 2개월이 내 1년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고 열심히 움직여보자. 아직 확정적 된 건 하나도 없고 내 실력 역시 미비하지만 그래도 잘 될 거라 믿고 노력하는 일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매번 이렇게 계획을 짤 때 느끼는 점은 '생각 없이 살기는 쉽지만 긍정적으로 살기는 쉽지 않다'는거다. 항상 긍정긍정을 외치는 이유는 그게 잘 안돼기 때문이다. 생각없이 살면 분명 앞날에 대한 걱정은 많이 줄어든다(내가 그렇게 살아봐서 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앞으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아 믿고 행동해야 한다. 너무너무 당연한 말이고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지키기는 참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바다를 보러 나온 일은 참 잘한 일 같다. 날씨도 좋고 많이 춥지도 않고 파도소리를 듣고 있으면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기도 좋다. 2022년에 꼭 엄청난 일을 이루지 않더라도 충실하게 살았다고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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