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0개 국어가 됐지?"
최근 가까운 지인에게 들은 충격적인 얘기다. 0개 국어라니.... 나름 어학의 마지막 코스라는 통번역을 공부하고 있는 내가 0개 국어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그런데 막상 지난날들을 돌아보니 '0개 국어'라는 수식어가 그렇게 이상하지만도 않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라고 쓰고 받고 있는 훈련이라 읽는다)는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어휘를 찾아내서 거기에 알맞은 조사와 서술어를 조합한 뒤 뱉어내는 방법이다. 그를 위해 한국과 일본의 각종 뉴스, 사설 들을 읽고 ST를 하고 노트 테이킹 기호를 보고 또 문장을 만들어내는 연습을 하고... 이런 공부를 반복하다 보니 일상 속에서 평범한 이야기를 나눌 때마저 적절한 어휘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어로 얘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버버... 문장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사회적 이슈만을 읽고 쓰고 말하다 보니 일상용어보다 COP26이나 탄소배출권, 고령자 교통사고 같은 어휘들이 훨씬 자연스럽게 나온다. 조금 슬퍼졌다. 그리고 살짝 경각심이 생겼다.
교수님께 듣기로는 통역을 나갔을 때 가장 어려운 시간은 바로 '쉬는 시간 혹은 식사 시간'이라고 한다. 이 때는 무거운 이야기보다는 가벼운 주제들을 주로 다루다보니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 최근 이슈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고 하는데 이때가 진정한 일본어 실력이 드러나는 시간인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자신의 언어를 사용해서 일본어를 구사하는 연습을 하고 나가야 한다고... 결국은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을....ㅠ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사실을 다시금 깨달은 순간이었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 이 곳에 왔는데 말을 못 하면 말이 안 되겠지. 더 많이 읽고 듣고 말하는 수밖에....ㅎㅎ 공부에는 왕도가 없는걸...
어쨌든 2학기도 얼마남지 않았다. 생각 이상으로 바쁜 일정에 일기도 많이 못 썼지만 그래도 밀도 있고 알찬 시간이었다. 자 이제 방학 때는 귤을 따러 가볼까...!
'언어공부[言葉の勉強] > 제주 통대생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통대생 일기_2학기 끝_20211216 (2) | 2021.12.16 |
---|---|
제주통대생일기_해장은 밀면, 기말은 곱빼기_20211205 (0) | 2021.12.05 |
제주통대생일기_벌써 11월이라구요...?_20211104 (0) | 2021.11.04 |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일과 특강&입시설명회 (0) | 2021.10.23 |
2022학년도 제주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일과 신입생모집 (0) | 2021.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