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공부 3

제주 통대생의 육지 적응기 _ 나를 칭찬해 줄 사람 _ 20230718

과거에도 몇 번 얘기한 듯 하지만… 이 공부를 하다 보면 칭찬받기가 참~~~~~~ 힘들다. 물론 내 실력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겠으나 통역번역을 공부하는 방식 자체가 크리틱 크리틱 크리틱이기 때문이다. 그냥 JLPT를 공부한다면 N1을 따놓고 짝짝짝 잘했어요 하겠지만 통역번역은 우선 결과물을 만들어놓고 제법 잘 나온 결과물이었어도 어떻게든 더 좋아질 방법을 찾는다. 마치 일단 빵을 구워놓고 맛을 본 뒤 "음 이번엔 소금이 너무 들어갔는데?" "밀가루를 바꿔볼까?" "다른 토핑을 얹어보면 어떨까?"라고 내가 구운 빵에 대한 지적이 들어온다. 그러면 그걸 토대로 다시 빵을 구워낸다. 그리고 또 크리틱의 반복. 세계 최고의 빵을 구워내는 그날까지 노력해도 되고 이 정도면 맛있구먼 뭘 이라며 만족할 수도 있다. ..

제주 통대생의 육지 적응기 _ 벌써 반 년 _ 20230705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들 하는데 영양가 없는 고생을 쓸데없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대 통대 1학기가 끝났나 보다. 어김없이 반노 교수님의 후기가 올라왔으니 말이다. 정말 교수님다우신 조언이라 생각하며 슬며시 좋아요를 눌렀다. 20대의 나는 어땠을까. 무엇이 영양가 있는 고생인지 분별할 능력은 있었을까. 멘토의 부재는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는다. 생각해 보니 1학기가 끝났다는 건 내가 졸업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시간 진짜 빠르네… 1학년 1학기가 끝났을 때는 생각보다 형편없었던 내 실력에 놀랐고, 2학년 1학기가 끝났을 때는 생각보다 이루어 놓은 게 없던 내 성과에 놀랐던 것 같은 슬픈 기억이 슬며시 새어 나온다. 물론 내 생각만큼 비참한 꼴은 아니었겠지만 통대의..

제주 통대생의 육지 적응기 _ 할건데 말건데 어떤데 _ 20230630

내가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절망하는 순간이 있다면 (생각해 보니 꽤 많지만 가장 큰 절망의 순간은) 아마도 한자를 외울 때 일거다. 한자는 외워도 외워도 도저히 머릿속에 남지 않는 것 같다. 바닷가의 모래 위에 아무리 열심히 글자를 써봤자 파도에 쓸려 지워지는 것처럼... 아마 내 뇌도 모레로 이루어져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절망적일 때가 많다. 하지만 난 오늘도 한자를 끄적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차피 인생은 할건지. 안 할 건지. 둘 중에 하나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고민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 변명이나 이유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하기 싫으면 굳이 이유를 가져다 붙일 필요 없다. 그냥 안 하는 거다. 근데 안 할게 아니라면? 해야지. 어차피 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