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란 참 재밌다. 이미 6년 전 일이기 때문에 기억 속에서는 많이 희미해져 있는데도, 그때의 감정만큼은 드문드문 짙게 남아 존재한다. 사진이라는 매개가 있으면 그 감정들을 기억해 내는 일은 훨씬 편해진다. 그 당시 내가 일본 워홀을 가기 위해 준비한 예산은 딱 200만 원이었다. 이 돈으로 비자 면접을 보러 가는 서울행 버스표를 끊고 비행기 항공권을 구매했으며(물론 편도) 오사카 시내까지 올 수 있는 전철 티켓을 샀다. 앞으로 묵게 될 셰어하우스의 보증금을 지불하고 한 달 치 월세를 내고 관공서에 가서 이런저런 등록(외국인 관련 등록이었는데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을 마치고 나니 수중에 남은 돈은 60~70만 원 남짓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음 달부터 당장 월세도 내야 하고 생활비도 필요했었는데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