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중간심사가 끝났다.
사실 12월 2일 금요일에 끝났는데 미루고 있다가 지금에야 쓴다.
논문 중간심사는 논문 본심사에 들어가기 전에 학과 교수님들과 재학생들이 모여 각각 본인의 논문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다. 이름 그대로 교수님들의 중간심사가 있기 때문에 본심사에 들어가기 전에 수정사항을 들을 수 있다. 피드백받은 정리 해서 본 심사에서 제출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일이 늘어나는 기분이라(어차피 수정사항은 계속 나오니까...ㅠ) 마음이 무겁지만... 그래도 본심사 전에 치명적인 실수를 미리 발견해서(참고 문헌이라던가...) 본심사에서 미리 자백함으로써 일종의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나의 본심사 날짜는 12월 9일(금요일). 내일모레...!
본 심사때는 학과 교수님 2분 + 일어일문학과 교수님 1분 총 3분이 심사를 해주신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본심사 10일 전에 논문을 링 재본해서 원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문법, 표기 방식, 참고문헌 등 기본적인 사항에서 실수가 나와선 안 된다. 2시간 동안 열심히 요리를 했어도 설거지가 안 된 접시에 요리를 내면 그 요리는 못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근데 내가 아무리 눈에 불을 켜고 체크하고, 큰 글씨로 프린트해서 체크하고, 남이 체크하고, Ctrl+F로 찾아서 체크해도 어디선가 실수가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교수님께 논문을 제출하기 직전에는 거의 스스로를 못 믿는 지경에 이르렀었다. 정말 보고 또 봐도... 아무리 봐도.. 실수 혹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끝도 없이 나온다... 위가 아프다... 지금도... 기껏해야 50장 남짓한 논문에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데 출판 번역하시는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시는 건지... 자연스레 존경하는 마음이 샘솟고 편집부의 위대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쨌든 눈알이 빠져라 살펴본 결과 기본적인 실수는 다 없앴으나(없앴겠지...? 없을 거야...) 본심사에서는 당연히 그 이상을 심사받으므로 단단히 각오하고 가야겠지. 상하좌우 앞뒤 안팎으로... 마치 추수철 볏단 마냥 탈탈 털릴 각오로 들어가야지... 그래도 본심사가 끝나고 최종 수정을 거쳐 번역 논문을 완성하면 이제 정말 끝이라는 생각을 하면 나름 감개무량하다.
아 그리고 그 주 일요일에는 정말 오랜만에 JLPT를 보고 왔다. 사실 석사 졸업장이 JLPT보다 훨씬 확실한 보증이 돼 주겠지만 이제 졸업도 하겠다 겸사겸사 본시험이었다. 시험을 보면서 제일 많이 든 생각은 아이러니하게도 '오 나 일본어 잘하네?ㅋㅋ'. 2년간 통대를 다니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감정이었는데 그날만큼은 스스로를 칭찬해 줄 수 있었다. 물론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그리고 각 신문사의 사설들에게 감사했다. 독해 문제를 왜 이리 애매하게 만들어 놨는지 '이게 무슨 소리여...?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문제를 풀었다. 형평성을 가리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조금 뜬금없는 전개에 당황했다. 나만 그런가 싶었는데 쉬는 시간에 우연히 만난 동기한테 물어봤더니 "아~ 저도 그 문제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던데요?" 하길래 일단 안심했다. 나만 그랬던 게 아니었어... 결과는 2월 말에 나오니 그때까지는 내 머릿속에서 지워야지:)
4학기 말에는 좀 여유로울 줄 알았는데 막상 겪어보니 졸업시험, 논문 때문에 못했던 과제에 뭐에 아무 정신이 없다. 문득 정신 차려보니 빠르면 3주 뒤에는 더 이상 제주에 없을 수도 있겠다. 그때는 또 어떤 기분일까. 어쨌든 지금은 밀린 과제와 기말고사와 이력서에 집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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