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공부[言葉の勉強]/제주 통대생 일기

제주 통대생 일기 _ 프롤로그 끝 _ 20221013

황구름 2022. 10. 13. 10:29

요즘 빠져있는 동파육 덮밥

 졸업시험이 끝났는데... 왜 더 바쁘지...^^

 

 졸업시험이 끝나고 1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느긋하게 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야호.

 

 4학기는 3개월이 남았고, 그 말인즉슨 나는 논문도 써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한다는 뜻이기에..

 

 앞으로 해야할 일을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1) 졸업논문

 

 번역 논문. 당연하게도 한국에 번역된 적이 없는 책이어야 하며 한국인은 일한 번역. 일본인은 한일 번역. 12월에 있을 논문 발표일까지 교수님께 지도를 받으면서 완성해야 한다. 주제 선정은 자유. 혹시 가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그쪽 책을 고르는 것도 추천! 선배들이 했던 번역을 보면 에세이부터 역사 관련 서적, 전문 서적까지 정말 다양하다. 너무 유명한 책은 이미 한국에 번역본이 나와있거나 앞으로 나올 확률이 크기 때문에 적당히 한국에서 인기 없는 책을 고르는 게 포인트.

 

2) 취업

 

 당연하지만 이제 돈 벌어야지...(학생 좀 더 하고싶다...) 이력서, 면접이야 예전에 많이 겪어봤으니 걱정 없지만 기업을 찾고 판단하고 지원하는 그 과정을 다시 할 생각을 하니 막막... 난 이번에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신청해서 통과됐다. 50만 원씩 총 300만 원까지 지원해주고(물론 그에 따른 활동이 필수지만)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해 준다고 하니 관심 있다면 추천!

 

3) 운동

 

 졸업시험 준비하면서 스트레스 받으면 먹고 힘드니까 누워있고 공부한다고 책상 앞에 앉아있고... 졸시 전에는 아랫배의 비명을 애써 무시했지만 이제 더 이상은 무시할 수 없다. 우선은 10월 23일 열리는 '2022 아름다운 제주 국제 마라톤 대회'를 신청했다. 그래봐야 10km지만 덕분에 며칠에 한 번씩은 달리게 됐다. 체력이 떨어지는 건 순식간인데 다시 끌어올리는 건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아마 블로그에서 몇 번 이야기 한 적 있겠지만 이제야 프롤로그가 끝난 기분이다. 2년을 공부하고 나니 뭘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조금 알겠고 앞으로 이 업계에서 일할 생각을 하니 그 앞 길은 또 멀게만 느껴진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하루하루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꾸준히 듣고 말하고 쓰고 이게 전부다. 대학교 때 잠깐 검도 동아리에서 운동을 한 적이 있다(얕고 넓은 나의 활동범위). 나는 정말정말 맛 만 본 수준이라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검도는 머리, 손목, 허리 3가지 무기를 가지고 정확히 타격해서 점수를 획득하는 스포츠다(물론 정신수양 면에서도 큰 도움을 준다). 그 당시 내가 굉장하다고 느꼈던 점은 머리, 손목, 허리 이 3가지 만을 지독하게 연습한다는 점이었다. 단 3가지 무기를 끊임없이 연마해서 똑같은 무기를 가진 상대방과의 승부에서 승리한다. 그 순간을 위해서 매일 달리고, 죽도를 휘두르고, 영상을 찍어서 자세를 체크하고, 호구를 착용하고 땀을 쏟아낸다. 그 심플하고 우직한 세계가 참 매력적이었다. 그래서인지 같이 운동하던 선배, 후배들도 우직하고 올곧은 좋은 사람들이었다. 통역번역을 공부하다 보면 검도가 떠오를 때가 많다. 말하기, 듣기, 쓰기라는 심플하지만 어려운 기술을 끊임없이 단련하고 단련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퇴하는 그날까지 매일매일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꾸준히' 보다 어려운 일이 어디 있을까ㅠ 그래서 정말 이 일을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분들만 살아남는 거겠지. 

 

 이제 대학원도 3개월이면 끝이다. 그리고 너무나 뻔하게도 한가지 일이 끝나면  다른 한 가지 일이 시작되어야만 한다. 난 원래 빨리 뛰는 사람은 아니다. 조금 늦더라고 꾸준히 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