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공부[言葉の勉強]/제주 통대생 일기

제주대 통대생 일기_ 뜨거운 여름_20210728

황구름 2021. 7. 28. 16:04

#내가사랑하는#금능바다

 

 뜨거운 여름이다.

 

 아직 7월인데 날은 왜 이렇게 더운지. 학교 에어컨은 왜 이렇게 힘이 없고 그 와중에 통역 부스에 들어가 바득바득 순차통역을 하고 있는 우리들은 또 왜 이리 미련하면서도 즐거운지. 그래도 왕왕 바다를 찾아가 몸을 담그고 있으면 역시 제주에서 공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내 인생에 이렇게 즐겁고도 치열하게 공부하며 살 수 있는 시기는 다시 오지 않겠지.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서 시간, 체력을 많이 뺏기고 있기 때문에 아쉽기는 하지만... 이것 또한 각오하고 시작했으니 계속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며 힘내야지. 그래도 제주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다.

 

 현재 녹음을 활용한 우리들의 스터디 방법은 꽤나 완성도가 높아 보인다. 매번 새로운 주제의 기사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8월까지 이 방식을 쭈욱 고수하려고 한다. 더 좋은 방법이 등장하면 갈아타겠지만(+아직 동시통역은 시작도 안 했다).

 

 최근에는 환경문제를 다룬 포럼 동영상을 가지고 2주간 순차통역 연습을 진행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한일, 일한을 했을 때 효과가 좋기 때문에 첫째 주는 일한으로 진행하고 둘째 주는 한일로 진행했다. 결과적으로는 너무나 큰 도움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죽을 맛이었다. 20분이 넘는 영상이었기 때문에 3일에 걸쳐 나눠서 진행해야 했고 평소 같은 '뉴스'가 아닌 '발표'였기 때문에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스크립트를 통역해야 했다. 처음에는 최대한 화자의 말을 전부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나중에는 키워드와 흐름만 남겨서 처음부터 다시 구성해서 내뱉고 있는 우리를 보며... 아 이게 바로 자신의 언어로 말한다는 걸까... 이 방식이 맞는 걸까...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우리의 2주는 마치 중간고사 기간처럼 치열했다. 왜... 방학인데...!ㅠ

 

 그래도 한일 순차통역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애초에 1학기 때는 일한을 집중적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일본어 문장을 만두는 작업은 아무래도 서툴렀으니까. 20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이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발표를 듣고 재구성해서 그나마 듣기 쉬운 일본어로 뱉어내는 작업. 이는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면서도 뺏어간 만큼의 에너지를 경험치로 되돌려주는 것 같았다. 게다가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서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기분도 좋았고ㅎ 역시 스터디는 필요하다. 아마 혼자서는 절대로 못했겠지.

 

 벌써 다음 주가 8월이다. 1학기 때랑 마찬가지로 이룬 건 없는데 시간만 쏜살 같이 흐른다ㅠ 남은 한 달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 반. 조금이라도 쉬어서 체력을 만들어둬야 2학기를 버틸 것 같다는 부담감 반. 이러나저러나 부담감 100%. 뭐 어쩌겠나. 그냥 이게 최선이다 싶으면 꾸준히 하는 수밖에 ㅠㅠ 요즘 필사 연습을 많이 못하고 있으니 잊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적어보자.

 

 벌써 알바 갈 시간이다. 아- 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