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2

[에세이]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사실은 나도 잘 보임)

나는 사람을 꽤나 잘 보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섣부르게 그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지만 적어도 그 사람의 색깔 정도는 곧 잘 구분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저 사람은 진한 보라색이네 꽤 독특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어. 저 사람은 옅은 노랑색이네 밝고 따뜻하지만 상처를 잘 받을 수도 있겠다. 저 사람은 어두운 초록색이네 한 고집 하겠어 처럼, 나름의 마음 속 룰을 통해 그 사람의 느낌을 받아들이는 편이고 그 사람을 조금 알고 지내다보면 상당수 맞아떨어지는 편이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을 가장 잘 알아차릴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눈이다. 눈을 보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 사람이 입으로 얘기해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나에게 보내주는 것이다. 요즘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

[에세이] 뜻 밖의 선택이 주는 뜻 밖의 즐거움

내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그 이유를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지. "일단 날씨가 너무 좋고... 바람이 시원하니까요...?" 정말이다. 이건 어설픈 김현중 코스프레가 아니야. 시기는 9월 중순을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불었고, 나는 종로 3가에서 수업을 듣고 3시에 끝나 저녁까지 시간은 충분했고, 내 눈에 '따릉이'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물론 2주 전에 따릉이 1달 이용권을 결제하고 바로 태풍이 와서 한 번도 이용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가끔 정처 없이 걷는 일, 특히 내가 모르는 장소를 정처 없이 걷는 일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게다가 모르는 곳에서 충분한 시간을 정처 없이 걷는다는 것은 머릿속을 정리하는데 충분 그 이상의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