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기가 끝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개월이었다. 동시통역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여 정신없는 와중에도 한 발 한 발 나아가려고 발버둥 쳤던 한 학기였다. 특히 3학기 때는 스크립트가 미리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예습 시간이 사라졌고, 그만큼 개인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런데 1학년 때 엄청난 예습, 복습량에 의무감으로 공부하는 데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이런 '시간의 공백'은 오히려 혼란이었다. 그래서 학기 초에는 일단 학교에는 왔는데 뭘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기억도 있다(사설을 읽었어야지). 그 걱정도 몇 주 뒤에는 엄청난 복습량에 묻혀버렸지만... 어쨌든 이번 학기는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커리큘럼이라는 격류에 휩쓸려 잊고 있었던 '자습(自習)'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