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공부[言葉の勉強]/제주 통대생 일기

20210516_제주통대생일기_초록눈고양이

황구름 2021. 5. 16. 22:07
#키위는#식빵굽는중

아, 이곳은 통번역 대학원생의 이야기를 하는 곳이 기본적으로는 맞다. 하지만 통번역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대부분 나의 일상생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크게 2가지 정도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그 '통번역 스킬'이라는 것을 아직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고 어떤식으로 풀어서 올려야할지도 감이 잘 안온다. 두 번째는 이 곳에 한글로 글을 적으면서 한국어로 내용을 전달하는 능력도 향상시키고 싶다(일본어 그만 쓰고 싶어...).

어쨌든 오늘은 고양이 이야기다.

내가 살고있는 다세대 주택은 정원도 있고 뒷마당도 있다. 그리고 이 곳에 입주하고 얼마지나지 않아서부터 아침마다 고양이 소리에 잠이 깨는 일이 잦아졌는데, 평소에 고양이파인 나에게는 이보다 훌륭한 모닝콜이 없었다. 그래서 어느순간 뒷마당을 보니 점심, 저녁 때가 되면 고양이 2마리가 와서 주인 아주머니께서 챙겨주시는 밥을 얻어먹고 있었다.

#좌측상단망고#우측하단키위

근데 얘들이 너무 예뻐서.... 특히 눈색깔이 너무 이뻐서 어느샌가 이 예쁜 아이들을 보고 있는 일과가 자연스레 추가되고... 나는 요놈들이 너무 닮아서 당연히 형제나 남매라고 생각했다. 나 나름 노란 눈을 지닌 얼룩고양이에게는 '망고'. 초록눈을 지닌 하얀고양이에게는 '키위'라는 애칭을 붙여서 매일 눈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주 월요일즈음... 평소와는 다른 우는 소리에 창문을 열어봤더니 시상에나...!

#꽁냥이#4마리

키위가 새끼를 4마리나 낳았다!!!😭
꼬물꼬물 젖을 먹고있는 아기들이 너무나 이뻐서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지켜보고, 영상도 찍고 아주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같이 있던 줄무늬 고양이(망고)가 아빠였구나...근데 왜이리 코빼기도 안보이냐면서 무책임한 아버지라고 속으로 엄청 탓하고 있었다. 그렇게 반나절 정도가 지나고 평소와는 다르게 울음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는 하얀 고양이(키위)가 안쓰러워 닭가슴살이라도 삶아주려는 심산으로 집주인 아주머니에게 양해를 구했다(뒷마당으로 가려면 문이 잠긴 정원을 지나야하므로). 그러자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기뻐하시며 허락을 해주셨고 나는 엄청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게 됐다...ㅠ

#나를경계하는키위

사실 내가 남편이라고 생각했던 줄무늬 고양이(이하 망고)는 하얀 고양이(이하 키위)의 자식이라고 했다. 남편이 누군지는 주인 아주머니도 모르고계셨다. 어쨌든 망고와 키위 그리고 또 다른 고양이, 총 3마리가 어느순간부터 뒷마당에 둥지를 틀고 자기집처럼 지내기 시작했는데...어느날 망고가 엄청 절뚝거리며 집근처를 돌아다니기에 봤더니 누군가가 망고의 발을 다 불로 지져놨다는 것이다....어떤 미친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절뚝거리며 보이다 안보이다를 하다가 며칠만에 집 정원안에서 죽어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망고는 지금 집 정원에 묻혀져있고 그 날 키위가 정말 서럽게 많이도 울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평소 나와 눈인사도 잘 나누던 키위에게 닭기슴살을 주러 다가갔을 때 엄청나게 하악질을 해대며 경계하고 새끼들을 보호하려는 키위에 모습에 마냥 가슴이 아팠다. 얼마나 서러웠을까...
지금은 비대면수업인지라 하루종일 집에 있어서 그냥 창문너머로 수시로 키위와 새끼들을 지켜보는 정도로 만족하며 키위네 가족이 건강하기를 바라고 있다.

#꼬물이들#미침

오늘은 진짜 공부 얘기가 하나도 없...지는 않다! 최근에 가장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한일 ST! 한국어를 일본어로 바꿔 말한다는게 생각 이상으로 어려워서 한문장을 부드럽게 일본어로 바꿔 말하는 것조차 버겁다. 때문에 수업시간에 진행한 한국어 자료들로 한일ST 연습을 시작했다. 당연히 어버버 거리고 있지만 이것 또한 나아지리라.

내 목표는 어제보다 발전한 나니까!